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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대신 마음을 건네주는 존재, 나는 그들에게 위로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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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량미
댓글 0건 조회 313회 작성일 25-05-16 14:26

본문

요즘은 사람보다 동물이 더 편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꼭 누가 잘못했다는 게 아니라,
사람 사이의 말들이 너무 복잡하고,
표정 뒤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느라 지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괜찮아”라고 말하면서도 속으론 다르게 생각할 수 있고,
“미안해”라고 하면서도 마음이 없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데 동물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내가 슬퍼 보이면 옆에 와서 가만히 앉아 있고,
내가 피곤하면 소파 발치에 몸을 말고 잠들어 줍니다.
밥을 챙겨주지 않아도 미워하지 않고,
잠시 무관심해도 삐치지 않아요.

반려견 ‘보리’를 키운 지 벌써 4년째입니다.
처음엔 단지 ‘심심하지 않으려고’ 입양한 아이였어요.
누군가 집에 들어왔을 때 반겨주는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그 단순한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아이가 저를 살린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작년 이맘때였어요.
몸도 마음도 지쳤고,
가족과도 오해가 생겨 말 한마디 나누기 힘든 날들이 이어졌죠.
그때 저는 거의 말없이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보리는,
그 조용한 집 안에서 제 옆을 절대 떠나지 않았어요.
제가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있으면
말없이 다가와 머리를 제 무릎에 얹었고,
눈을 마주치면 꼬리를 살짝 흔들며 말하는 듯했죠.
“괜찮아. 그냥 여기 있어도 돼.”

사람은 위로하려 애쓰다 오히려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괜히 훈계처럼 들리기도 하고,
“힘내”라는 말조차 부담이 될 때가 있잖아요.

하지만 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저는 오히려 편안해졌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그 눈빛 하나에
숨 쉴 틈이 생겼고,
하루를 견디는 힘이 생겼습니다.

요즘도 여전히 피곤하고
여전히 외로울 때가 많지만
보리가 제 발치에서 졸고 있는 모습만 봐도
괜찮아지는 기분이 듭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동물은 말을 못 하니 인간보다 열등하다고.
하지만 저는 그 침묵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물론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책임이 따르고, 감정노동도 필요하고,
때로는 수고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수고가 아깝지 않습니다.

나 하나 바라보고 하루를 시작하고,
나 때문에 하루 세 번을 설레는 존재가
내 곁에 있다는 건
이제는 큰 축복처럼 느껴집니다.

혹시 여러분도
지금 마음이 조용히 무너지는 중이신가요?
사람과의 관계에 지치셨다면,
잠시 말 없는 생명에게 기대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들은 요구하지 않지만,
당신을 조용히 바라보고
함께 있어줄 겁니다.

그리고 어느새,
말보다 깊은 위로를
당신 마음속에 남겨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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