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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모가 되고 나서야, 그때 부모님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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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량미
댓글 0건 조회 268회 작성일 25-05-1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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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셋을 키웠습니다. 막내가 이제 서른이 넘었으니, ‘다 키웠다’는 말도 맞을 겁니다.
그런데도 가끔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나는 저 나이 때 어떤 딸이었을까?”
“그때 우리 부모님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부모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시절엔 왜 그렇게 몰랐을까요.
아버지가 말씀 없이 자주 밖을 나가셨던 이유,
어머니가 매일같이 ‘밥은 먹었니’ 하고 물었던 이유.
그땐 잔소리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건 전부 사랑이었고, 관심이었고, 걱정이었더군요.

기억이 납니다.
한창 사춘기 때, 친구들과 놀러 나가겠다며 엄마에게 짜증을 냈던 날.
“엄마는 맨날 뭐라 하기만 하지, 내가 숨이 막혀.”
그 말을 하고 나간 저녁, 돌아오니 식탁엔 밥이 그대로 차려져 있었고,
엄마는 조용히 설거지를 하고 있었어요.
그 눈빛을, 그때는 미처 읽지 못했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이제 제가 그때 엄마의 나이가 되었고,
자식들이 때로는 말을 툭툭 던지고, 마음을 몰라줄 때마다
그 시절 우리 엄마도 똑같이 마음 아팠을 거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깨달았을 땐, 이미 부모님은 제 곁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가끔은 묻고 싶습니다.
“그땐 왜 아무 말씀 안 하셨어요?”
“속상했으면, 속상하다고 좀 말해주시지 그랬어요?”
하지만 어쩌면 그분들도 누군가의 딸이고 아들이었고,
서툰 사랑을 배워가며 부모가 되어가셨던 거겠죠.

저 역시 부모라는 이름으로 살아오면서 실수도 많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일도 참 많습니다.
‘내가 왜 그땐 그랬을까…’
뒤늦은 후회도 많고요.
그런데도 아이들은 제게 큰소리 한 번 내지 않고,
명절이면 찾아와 안부를 묻고,
손주 손 잡고 웃으며 밥을 먹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라도 우리 부모님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엄마, 아빠. 그때는 몰라서 미안했어요.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부모라는 게 얼마나 고단하고, 또 얼마나 애틋한지.”

요즘은 사진첩을 자주 봅니다.
흑백 사진 속 젊은 부모님의 얼굴을 보며
마음속으로 인사합니다.
"오늘도 잘 지냈어요.
당신들이 그리워지는 하루였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부모님께 하지 못한 말이 있으신가요?
어쩌면 지금이 그 마음을 꺼내볼 수 있는 시간이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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