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 왜 이렇게 사과를 안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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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이다. 평소처럼 출근길이었고, 사람들로 만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적당히 북적거리는 시간대였다. 내가 중간쯤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어떤 남자가 휴대폰을 보다가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발을 꽤 세게 밟고 갔다. 진짜 꽤 아팠다. 반사적으로 "아…" 하는 소리가 나왔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남자를 쳐다봤다. 그런데 그 사람, 그냥 고개 한번 안 돌리고 내렸다.
“죄송합니다” 한마디면 됐는데, 그 한마디를 참 아끼더라.
그날 이후로 계속 생각하게 됐다. 요즘 사람들, 왜 이렇게 사과를 안 할까?
이게 지하철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커피숍에서 테이블 지나가다가 사람 가방 치고도 그냥 지나치고, 마트에서 장 보다가 카트로 누군가 발을 밀고도 시선 한 번 안 주는 사람도 많다. 운전할 땐 말할 것도 없다. 깜빡이 안 켜고 끼어들고, 경적 한번 울리면 바로 욕 튀어나오고, 양보해줘도 손 하나 들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여전히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눈 마주치며 웃어주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확실한 건, 그런 사람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게 사회 전체에 어떤 기류처럼 퍼지고 있다는 것.
사과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걸까? 짧게 “죄송해요” 한마디 하면 되는 일이다. 모르는 사람끼리니까 더 조심스러워야 하는 것 아닐까? 우리는 모두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인데, 최소한의 예의와 책임이라는 게 있지 않나 싶다.
근데 요즘은 그게 없다. 오히려 ‘내가 뭘 잘못했는데?’라는 뉘앙스로 반응하는 사람이 많다. 사과를 요구하면 오히려 ‘왜 예민하게 굴어?’라는 시선을 받는다. 심지어는 “아, 그냥 부딪힌 거잖아요?”라고 적반하장식 반응까지 듣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참 황당하다. ‘내가 예민한 걸까?’라는 자책도 하게 되고, 괜히 분위기 깨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과라는 건 예민함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감의 문제다.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줬다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의 사과는 필요하다는 것. 그게 상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상식이 구식이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
회사에서도 그렇다. 후배 직원이 실수해서 보고서를 잘못 넘겼는데, 나중에 알게 된 후 말하니까 "아~ 그런 거였어요?" 하고 말더라. 정정은커녕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결국 내가 다시 클라이언트한테 해명하고, 일은 수습했지만, 그 후배는 끝까지 사과 한마디 안 했다. 상사한테도 그랬다. 이유는 단순했다. “괜히 분위기 무거워질까 봐요.” 그 말을 듣는데 웃음도 안 났다.
사과는 분위기를 무겁게 만드는 게 아니라, 정리해주는 행위다. 오히려 사과하지 않아서 서로 눈치 보고, 감정 쌓이고, 그게 쌓여서 관계가 멀어지는 거다. 근데 그걸 모르고 “굳이?”라는 식으로 넘겨버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어쩌면 그건 우리가 너무 익숙해진 탓일지도 모른다. '눈치 안 보고 사는 게 멋있는 거'처럼 포장된 시대니까.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줬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그게 내 양심이고 내 자존심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하철에서 발을 밟았던 그 남자를 지금도 기억한다. 그의 얼굴은 희미하지만, 내 발등의 통증과 그 순간의 당황스러움은 또렷하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나 자신을 더 조심하게 됐다. 나도 혹시 누군가에게 그런 식의 무심함을 보여준 건 아닐까?
사과는 습관이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이 시키니까 했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가르치니까 했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 같다. 강요받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태도. 그것이 ‘품격’이라는 말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오늘도 누군가는 누군가에게 사소한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 누군가는 사과했을 테고, 또 어떤 누군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전자이고 싶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하나라도 더 늘어나길 바란다.
“죄송합니다” 한마디면 됐는데, 그 한마디를 참 아끼더라.
그날 이후로 계속 생각하게 됐다. 요즘 사람들, 왜 이렇게 사과를 안 할까?
이게 지하철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커피숍에서 테이블 지나가다가 사람 가방 치고도 그냥 지나치고, 마트에서 장 보다가 카트로 누군가 발을 밀고도 시선 한 번 안 주는 사람도 많다. 운전할 땐 말할 것도 없다. 깜빡이 안 켜고 끼어들고, 경적 한번 울리면 바로 욕 튀어나오고, 양보해줘도 손 하나 들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여전히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눈 마주치며 웃어주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확실한 건, 그런 사람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게 사회 전체에 어떤 기류처럼 퍼지고 있다는 것.
사과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걸까? 짧게 “죄송해요” 한마디 하면 되는 일이다. 모르는 사람끼리니까 더 조심스러워야 하는 것 아닐까? 우리는 모두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인데, 최소한의 예의와 책임이라는 게 있지 않나 싶다.
근데 요즘은 그게 없다. 오히려 ‘내가 뭘 잘못했는데?’라는 뉘앙스로 반응하는 사람이 많다. 사과를 요구하면 오히려 ‘왜 예민하게 굴어?’라는 시선을 받는다. 심지어는 “아, 그냥 부딪힌 거잖아요?”라고 적반하장식 반응까지 듣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참 황당하다. ‘내가 예민한 걸까?’라는 자책도 하게 되고, 괜히 분위기 깨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과라는 건 예민함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감의 문제다.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줬다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의 사과는 필요하다는 것. 그게 상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상식이 구식이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
회사에서도 그렇다. 후배 직원이 실수해서 보고서를 잘못 넘겼는데, 나중에 알게 된 후 말하니까 "아~ 그런 거였어요?" 하고 말더라. 정정은커녕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결국 내가 다시 클라이언트한테 해명하고, 일은 수습했지만, 그 후배는 끝까지 사과 한마디 안 했다. 상사한테도 그랬다. 이유는 단순했다. “괜히 분위기 무거워질까 봐요.” 그 말을 듣는데 웃음도 안 났다.
사과는 분위기를 무겁게 만드는 게 아니라, 정리해주는 행위다. 오히려 사과하지 않아서 서로 눈치 보고, 감정 쌓이고, 그게 쌓여서 관계가 멀어지는 거다. 근데 그걸 모르고 “굳이?”라는 식으로 넘겨버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어쩌면 그건 우리가 너무 익숙해진 탓일지도 모른다. '눈치 안 보고 사는 게 멋있는 거'처럼 포장된 시대니까.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줬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그게 내 양심이고 내 자존심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하철에서 발을 밟았던 그 남자를 지금도 기억한다. 그의 얼굴은 희미하지만, 내 발등의 통증과 그 순간의 당황스러움은 또렷하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나 자신을 더 조심하게 됐다. 나도 혹시 누군가에게 그런 식의 무심함을 보여준 건 아닐까?
사과는 습관이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이 시키니까 했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가르치니까 했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 같다. 강요받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태도. 그것이 ‘품격’이라는 말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오늘도 누군가는 누군가에게 사소한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 누군가는 사과했을 테고, 또 어떤 누군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전자이고 싶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하나라도 더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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