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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치볶음밥이라는 게 별거 없어 보이잖아요? 그냥 김치 썰고 밥 넣고 볶으면 되지, 뭐 이런 느낌. 그런데 진짜, 요즘처럼 입맛 없고 날씨 애매할 때 이만한 음식이 또 없다는 걸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특히나 최근에 제가 우연히 알게 된 조합 하나가 있는데, 이게 웬만한 식당 볶음밥보다 맛있어서 주변에도 다 전파 중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께 제가 요즘 미친 듯이 해먹고 있는 김치볶음밥 레시피를 조용히 공유해보려고요.

우선 재료는 간단해요. 정말로.

잘 익은 신김치 한 공기 분량 (한 줌 정도)

밥 한 공기 (찬밥이 좋아요)

양파 1/4개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어요)

대파 한 뼘 (선택이지만, 강추!)

햄 or 스팸 or 참치 중 아무거나 한 캔 or 한 조각

달걀 하나

식용유 or 버터 한 스푼

고추장 1/2스푼

진간장 1/2스푼

설탕 1/3스푼

참기름 약간, 깨소금 조금

여기서 핵심은 딱 두 가지예요. 하나는 버터, 다른 하나는 설탕. 이 두 가지가 이 볶음밥의 흐름을 아예 바꿔버립니다. 괜히 양식 셰프들이 김치볶음밥에 버터 넣는 게 아니더라고요. 단맛은 그냥 '설탕 맛'이 아니라 김치의 시큼함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역할이에요. 그래서 그 한 끗 차이가 진짜 큽니다.

만드는 법은 이렇게 해요.

먼저 김치는 꼭꼭 짜줘야 해요. 국물 그대로 넣으면 밥이 질척해지고 김치 맛도 덜해요. 최대한 물기를 빼서 준비하고, 양파와 대파는 송송 썰어둡니다.

팬에 기름 두르고, 대파부터 볶아서 파기름을 내주세요. 이때 불은 중불!

파 향이 올라오면 양파 넣고, 그다음 햄이나 참치 같은 단백질 넣고 한 번 더 볶아요.

김치 투하! 여기서 고추장과 설탕도 함께 넣고 충분히 볶아줘야 맛이 깊어져요. 저는 이 과정에서 버터 한 조각을 넣는데, 이게 진짜 신의 한 수.

마지막으로 밥 투하. 밥은 미리 전자렌지에 살짝 데워두면 훨씬 잘 볶여요. 김치랑 잘 섞이도록 계속 저어주면서 눌어붙지 않게 볶아줍니다.

간장은 이때 둘러주세요. 전체에 불향 비슷하게 감칠맛을 주는 역할이에요.

마지막에 참기름 몇 방울, 깨소금 톡톡 뿌리고, 볶음밥 완성.

여기서 끝이냐? 아닙니다. 진짜 포인트는 바로 ‘달걀프라이’입니다.

노른자 반숙으로 후라이 하나 올려서, 밥 위에 쪼르르 올리면 그 비주얼이… 장난 아닙니다. 노른자 터뜨려서 비비면, 그냥 말 다 했죠. 입에 넣는 순간 그 묘한 달큰한 김치 맛, 버터 풍미, 고소한 계란이 같이 어우러지는 그 느낌. 입이 심심한 날엔 청양고추를 살짝 넣어줘도 좋고, 느끼함이 싫다면 깍두기 하나만 곁들여도 환상이에요.

이 레시피를 한 번 만들어보면 왜 외식 안 하고 집에서 해먹는 게 더 낫다고 하는지 단번에 이해되실 겁니다. 그리고 재료도 진짜 대부분 집에 있는 거라, 퇴근하고 아무 준비 안 돼 있어도 20분이면 한 끼 해결돼요.

저는 요즘 이걸 한 주에 두세 번은 해먹고 있어요. 아예 김치를 볶아놓고 소분해둬서 밥만 데워 넣으면 되게끔 준비해두기도 하고요. 진짜 간편하면서도 맛은 ‘혼밥의 최상급’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오늘 뭐 먹지 고민하셨다면, 한 번 이 레시피 따라해보세요. 그리고 드시면서 “이 맛이야…” 하게 된다면, 저랑 입맛 비슷한 겁니다